자칭 "다함께성폭력피해자지지모임(이하 지지모임)"의 불순한 의도에 관해 언급하려 합니다. 이들은 '운동'이라는 이름을 걸고 '여성운동'이 이루어 낸 결과물인 '피해자중심주의'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성단체에서 활동하며 성폭력사건을 다뤄 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 이 사건을 접하고 경악을 했던 것이, 성폭력 피해자나 그 조력자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배운 모든 것들을 이들이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 오해---많은 분들이 "다함께 내부의 성폭력 사건으로 알고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다함께 내부 사건이 아닙니다. 단지 “자칭피해자”에 의해 “가해자”로 지목된 남학생 한명이 다함께 회원이라는 것을 트집잡아 “다함께성폭력사건”이란 말을 지어낸 것 뿐입니다.
2. 사건개요---**대 교지편집위에서 엠티를 갔습니다. 타대학과 조인해서 갔지만 사건이 일어난 장소(모 콘도)에서는 **대 학생 3명 뿐이었습니다. 여학생 1명 남학생 2명. 탁자를 사이에 두고 남학생1과 여학생1 함께 앉아 있었고, 남학생2는 반대편에 앉아있었습니다. 따라서 남학생2는 남학생1과 여학생1이 폰으로 음란동영상을 함께 보는 것에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통상적으로 티비로 보는 상황도 아닌 상태에서 참견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남학생2는 “성폭력방임”이라는 질타를 받으며 다함께 회원이라는 이유로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습니다.
3. 그런데 이 지점에서 진술이 엇갈립니다. 남학생1의 주장은 “여학생1이 동의해서 함께 본 것이다”라고 주장하는데 제가 남학생1과 접촉해 본 일이 없어서 남학생1에게 “당신은 가해자다”라고 함부로 말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자칭피해자에게 “원한다면 내가 도울 수도 있고, 성폭력 상담소에 연락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여러 번 얘기했습니다.
4. 통상적인 성폭력 사건 해결방법---성폭력 상담소 및 여성단체에서는 피해호소인이 피해를 호소해 오면 사건에 대한 검토에 들어갑니다.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을 경우를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사건에 따라 반려되는 경우도 있고 중재를 하기도 하고 법으로 가져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피해호소인의 사건해결 의지입니다. 여성단체는 수사기관이 아니라 조력자역활을 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피해호소인이 사건해결보다는 다른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조력자 역할을 포기합니다.
5. 여학생1과 지지모임은 사건해결보다는 자신들의 정치적목적을 관철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여학생1과 지지모임은 “운동의 대의, 미래”를 위해 성폭력 사건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여러 번 주장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여성주의자들이 어렵게 어렵게 응급처치법으로 가져온 개념인 “피해자중심주의”가 이들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 훼손되는 것을 지켜보며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느낍니다.
6. 여학생1과 지지모임은 처음부터 성폭력사건을 인터넷에 폭로하는 방식으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어떤 공식적인 단체에 의뢰조차 안하고 “터뜨리고 보자”라는 이들의 방식은 어떤 여성단체도, 여성주의자도 반대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피해자와 여성단체가 아무리 노력해도 피해자의 억울함이 풀리지 않을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며 이조차도 최대한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가져가는 것입니다.
7. 저는 남학생2의 피해호소를 접수하고 사건을 조사하였으며 그의 대리인이 됐습니다. “성폭력사건은 인터넷으로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사생활 침해의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이들에게 여러번 접촉을 시도했으나 “당신을 대리인으로 인정 못한다”라는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모든 것을 인터넷상으로 해결보겠다’는 이들의 의지가 너무나 확고해서 저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사건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 것인가?” 하는.
8. 저는, 원치않는 인터넷공방이 시작되고나서 저의 피해호소인을 보호하기 위해 싸움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인권이 침해당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대리인이 아닌, 같은 피해자로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9. 재차 강조하건데, 성폭력 사건과 피해자중심주의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됩니다. 여학생1은 “이 사건을 경찰에 가져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브루조아 국가기구의 힘을 빌리지 않으려 했다”라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해괴한 논리입니다. 피해자라 주장하는 이는 치외법권 안에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내가 경찰의 힘을 빌리지 않겠으니 너희도 그러지 말아라, 라는 식인데, 공식적인 진상조사 한 번 이루어지지 않은 사건을 인터넷에 폭로하고 상대방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일삼으면서 저런 얘기를 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습니다.
10. "피해자중심주의"는 성평등하지 못한 사회에서 부당하게 차별받으며 성적학대(성폭력)를 당하는 여성들을 위해 꼭 필요한 개념입니다. 이를 함부로 적용해서 "너는 가해자다. 너는 2차가해자다. 이에 대한 태클은 다 2차 가해행위다. " 라고 적시하는 것은 "피해자중심주의"에 대한 오해이며 무지입니다.
